Skip to main content

태양광 에너지의 전력 전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중인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 신병하 교수가 ‘1.4 eV 이하의 밴드갭을 갖는 고효율 박막형 태양전지 소재 및 소자 개발’에 나서 주목된다.

현재 태양광 패널 대부분은 실리콘으로 만든다. 값도 싸고 효율도 좋지만 경량화 유연화가 어렵다. 빌딩 유리창, 유연한 구조의 건물 표면에는 태양광 패널을 붙이기 어렵다. 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신 광물을 사용해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을 진행중이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공정 온도가 약 1000℃ 정도의 온도에서 만들어 지는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100℃ 이하의 공정 온도를 갖고 있다. 저온에서 만들 경우 경량화 유연화가 가능해진다.

신 교수는 밴드갭을 낮춰 페로브스카이트의 최고효율을 달성해 보자는 목표를 두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구성 물질 중 납을 주석으로 불리는 틴(Sn)으로 대체해 최고효율에 도달하겠다는 것이 연구 목표다. 성공할 경우 유리 기판 위에 성형된 실리콘 대신 굴곡진 건물 표면에도 태양광 패널을 붙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전력 변환 효율 자체를 높일 수 있어 같은 조건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광 발전 기술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진행 디일렉 한주엽 대표
  • 출연 한국과학기술원 신병하 교수

-이번에 진행하게 된 과제가 「1.4 eV 이하의 밴드갭(Band Gap)을 갖는 좋은 공정 기반 고효율 박막형 태양전지 소재 및 소자 개발」이다. 어떤 것인가?

“현재 태양광 패널은 대부분은 실리콘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진다. 실리콘은 값도 싸고 효율도 좋은데 경량화나 유연화가 안 된다. 예를 들어 빌딩의 유리창이나 유연한 구조의 건물 표면에는 패널을 붙일 수가 없다.”

* eV(Electron Volt ; 전자볼트) : 소립자나 원자핵, 원자나 분자 등 미시적 세계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 전하량 e인 전하를 가진 입자가 진공 속에서 전위차가 1V(볼트)인 두 지점 사이에서 가속될 때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 밴드갭(Band Gap) : 원자의 에너지 준위는 불연속적인데, 고체처럼 원자간 결합이 무수히 많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에너지 준위가 띠(Band)의 형태로 형성된다. 이러한 띠 형태의 에너지 준위들 사이의 에너지 차를 띠 간격(Band Gap)이라고 하며, 에너지 간격(Energy Gap)이라고도 불린다.

 

-기판이 딱딱해서 그런 것인가?

“그렇다. 이번에 개발하려고 하는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라고 하는데 이 물질은 저온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연한 기판으로도 가공할 수 있다. 실리콘이 할 수 없는 부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페로브스카이트는 광물의 이름이다. 모든 광물은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특정한 결정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통틀어서 페로브스카이트라고 한다. 그런데 태양전지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는 구성 물질이 정해져 있다. 물리학을 연구하는 쪽에서 부르는 페로브스카이트는 똑같은 결정 구조를 가지지만 태양광 쪽에서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물질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결정 구조가 어떻게 돼 있나?

“ABX3의 구조를 가진다. 이런 결정 구조 하나를 유니셀이라고 부르고 이것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A라는 원소가 하나, B라는 원소가 하나, X라는 원소가 3개 들어 있는 결정 구조이고 직육면체(Tetragonal)의 형태를 가진다.”

 

-태양전지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어떤 것이 있나?

“높은 효율을 달성하는 물질들은 A자리이다. 세슘(Cs)이라는 원소가 보통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원소가 아니고 메틸암모늄(methlyamonium), 포르마미디늄(formamidinium)과 같은 분자가 들어간다. 이 세 가지가 주로 들어가게 된다. B자리에는 납(Pb)이 들어가고 X자리에는 할라이드(halide)라고 부르는 아이오딘(I), 브로민(Br), 클로린(Cl) 같은 물질들이 들어가게 된다.”

* 할라이드(halide) : 할로젠화물. 할로젠과 결합하여 형성한 물질을 말한다. 할로젠은 반응성이 매우 커서 화합물이나 다른 원소와 결합하여 안정한 물질로 존재할 수 있다.

 

-태양의 광을 받아서 전력으로 변환하는 효율은 어느 정도 되는가? 예를 들어서 태양에서 오는 광이 100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가 전력으로 되는가?

“이론적으로는 밝혀져 있다. 1960년대에 트랜지스터로 노벨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라는 분이 있다. 쇼클리는 태양전지의 이론을 만들었는데 지구상에 도달하는 빛을 사용하면 특정 밴드갭에서 대략 34% 정도가 이론적으로 최고 효율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것은 태양전지 물질을 하나만 썼을 때이고 실리콘이든 페로브스카이트든 유기물질이든 빛을 흡수하는 물질을 위아래로 쌓으면 효율이 더 올라간다. 이런 방식을 탠덤이라고 한다.”

 

-두 개의 물질을 쌓으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는가?

“최고 46% 정도까지 올라가는 걸로 알고 있다.”

-34%라는 효율을 전력량을 계산하면 어느 정도인가?

“제곱센티미터(cm²)당 100와트 정도가 100%다. 그러니까 34%라 하면 제곱센티미터(cm²)당 34와트 정도가 이론적으로 최고이다.”

 

-지금 상용화돼 있는 태양광 패널에서는 대략 어느 정도 나오는가?
“가격에 따라서 스펙이 달라진다. 좋은 것은 약 20~25% 정도라면 보면 된다.”

 

-그러면 10% 이상 더 효율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인데 그 10%의 손실은 왜 생기는 것인가?

“최고 효율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때는 모든 조건을 다 이상적인 상황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빛을 흡수하면 전자와 전공이라는 것이 생기고 이것들이 돌면서 빛도 내고 정기적인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전자와 전공을 100% 다 수집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일단 손실이 생긴다. 또 물질들을 만들다 보면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의 기후 환경에서는 먼지가 많아서 효율이 더 떨어질 것 같다. 또 광이 100% 다 도달하지 못해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먼지는 요즘 주기적으로 청소도 하고 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것 같다. 광의 도달률은 위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태양광의 품질이 좋고 나쁜 데가 있다.”

 

-더운 나라는 어떤가? 온도의 영향도 있는가?
“아무래도 적도 근처가 되면 일사량이 많아 좋긴 하겠다. 그런데 온도가 올라가면 태양전지의 효율이 조금씩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온도가 올라가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정도는 물질마다 조금 다르다.”

-1.4 eV 이하의 밴드갭을 가지면 효율이 더 높아지는가?
“우리 재료에는 전자들이 있는데 이 전자들은 반도체의 경우 원자에 속박되어 있다. 그런데 빛을 주거나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지면 여기가 돼서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자유 전자가 된다. 밴드갭이란 속박된 원자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원자의 에너지 차이라고 봐도 되겠다. 이 밴드갭에 따라서 이론 최고 효율이 달라진다. 34% 효율은 밴드갭이 1.25 eV 부근일 때 생기는 것이고 그 밴드갭보다 작아지거나 커지면 이론 효율은 떨어지게 된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경우 최근 10년 사이에 효율이 상당히 올라서 25%를 넘었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의 밴드갭이 1.55~1.6 eV이다. 이 밴드갭에서의 이론 최고 효율은 34%보다 낮다. 그래서 페로브스카이트의 밴드갭을 낮춰서 최고 효율에 도달해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과제가 나오게 된 것이다.”

 

-1.4 eV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밴드갭에서 분리된 전자가 만들 수 있는 볼티지(voltage)의 최대값이 1.4 eV라는 뜻이다.

 

그런데 밴드갭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빛을 흡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빛은 프리즘으로 분류하면 빨주노초파남보로 분리가 되는데 그 색깔이 에너지다. 각 물질들은 밴드갭보다 큰 빛만 흡수할 수 있다. 유리창을 예로 들면 밴드갭이 커서 흡수할 수 있는 빛이 없기 때문에 투명해 보인다. 가시광선을 다 투과하는 거다. 그래서 좋은 태양전지는 빛을 반사하니까 그냥 검게 되어야 한다.”

-밴드갭을 낮추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페로브스카이트의 경우, 밴드갭을 높이는 건 쉽다. X자리에 들어가는 할라이드(halide)를 섞으면 된다. 밴드갭을 낮추려면 B자리에 들어가는 납 대신에 다른 원소들을 섞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밴드갭은 낮췄는데 효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효율은 왜 떨어졌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납 대신에 들어가는 원소들이, 흔히 디펙트라고 부르는 결함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 납 대신에 뭐가 들어갈 수 있나?
“사람들이 많은 원소로 시도를 해봤는데 지금은 주석이라고 부르는 틴(Sn)이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결과들에서도 주석을 섞는 게 가장 결과가 좋아서 이번 과제에서는 주석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저마늄(Ge)이라든지 저밴드갭 소재가 여러 가지가 있지 않은가?
“저마늄(Ge)도 밴드갭이 낮지만 0.8인가 0.9 사이로 너무 낮다. 무기 박막 태양전지로는 CIGS라는 물질도 있고 최근에는 CGTS라는 물질도 있고 다양한 물질이 있다. 이번 과제에서는 저온 공정이 가능한 물질을 찾아보고자 했기 때문에 다른 물질들은 조금 제약이 있다.”

-그래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틴(Sn)을 주로 쓰기로 한 것인가?
“틴(Sn)은 용액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틴(Sn)이 들어가 있는 케미컬을 용액에 녹여서 같이 용액 공정을 하면 되기 때문에 저온 공정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를 저온 공정이라고 하나?
“태양전지라는 것이 페로브스카이트만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고 그 아래 위에 다른 물질 층을 4~5개 쭉 올려야 된다. 페로브스카이트 자체는 100도 정도에서 가능하다. 그런데 그 위아래를 감싸는 레이어들은 경우에 따라서 200도까지도 갈 수 있다. 모든 층을 다 만들었을 때 한 200도 아래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 실리콘은 몇 도에서 공정이 이루어지는가?
“실리콘은 공정이 좀 더 복잡하고 온도도 상당히 고온으로 올라간다. 실리콘이라는 재료를 녹이고 다시 결정화시키고 이런 과정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1,000도 근처까지 가야 한다.”

-저온 공정은 기판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차원인가?
“선택도를 높이게 해준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떤 기판을 사용할 계획인가?

“저온으로 하면 최종적으로 유연기판, 예를 들어 폴리이미드 같은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단 이번 과제에서는 유연기판까지는 하지 않고 그냥 딱딱한 유리 기판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하지만 유리기판에서 실험을 진행해서 효율이 올라가는 것을 검증하면 추후에 누구든 유연기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과제가 성공하면 효율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인가?
“셀 단위로 약 26%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보는 태양전지들을 모듈이라고 부르는데 셀들을 직렬로 연결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전류는 그대로 흐르되 전압이 더해져서 와트 수가 커지게 된다. 이번 과제에서는 대면적 모듈까지 제작할 계획으로 있는데 모듈화하면 효율이 조금 떨어진다. 우리는 10X10, 그러니까 100제곱센티미터(cm²) 모듈에서 한 22% 정도의 효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대비 효율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지금 페로브스카이트 소규모 셀에서 나오는 최고 효율이 26% 미만인데, 모듈로 만든 경우 22% 효율도 아직 달성된 바 없다. 대면적으로 가면 갈수록 어쩔 수 없이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실리콘도 셀과 모듈에서는 항상 2~3%의 차이가 난다. 대면적화에서 효율 감소를 줄이는 것도 상당히 큰 연구과제다.”

-실리콘 기반의 효율과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을 비교했을 때 이번 연구의 의미는?
“만약 100cm²에서 22% 효율을 달성하면 실리콘과의 간격을 상당히 줄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실리콘보다 효율이 원래 낮았나?
“페로브스카이트의 최고 효율을 가지는 1.6eV 밴드갭에서는 넘어섰거나 비슷한데 저밴드갭에서는 아직 낮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로브스카이트를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연성이나 그런 측면에서 실리콘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실리콘이 많이 싸기는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는 용액 공정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더 싸질 가능성이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쪽에 대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 투자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사업을 접었고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만약 이번 과제가 성공한다면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는 것인가?

“가능성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갈 길이 좀 멀지 않을까 싶다. 현재 태양전지의 90% 정도는 실리콘이고 대부분 중국산이다. 값도 싸지만 안정성 면에서도 보통 20년 정도를 보장한다. 아직 갭이 크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대규모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발전 사업을 하겠다고 할 경우, 실리콘과 경쟁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다만 시장 규모는 작을 수 있겠지만, 실리콘으로 할 수 없는 분야에서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를 탠덤으로 하는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무엇이 좋은가?
“실리콘에서 아주 싸게 효율을 더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실리콘은 인프라스트럭처도 많이 깔려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실리콘 위에 올라가는 페로브스카이트의 안정성에 대한 개선은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번 연구를 위한 컨소시엄 어떻게 이뤄져 있나?

“우선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 임상혁 교수가 참여해 대면적 공정을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기계과 이윤석 교수가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다른 층들에 대한 연구와 측정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한밭대 홍기화 교수가 참여해 주셔서 계산 쪽을 도와주고 있다.”

정리_명진규 와이일렉 총괄 에디터 aeon@thelec.kr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