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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 중 하나가 소재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체에 대한 연구 개발이다. 이승우 고려대학교 교수의 ‘대면적 고종횡비 3D 나노 패터닝 공정 플랫폼 개발’은 종전 2D 형태의 구조체를 3D 형태로 만들고 종횡비를 높이는 기술이다. 종횡비는 높이축 대비 가로, 세로축의 비율을 뜻한다. 종횡비가 높아질수록 다양한 소재의 물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주요 기술 개발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교수는 나노 단위의 3D 구조체 개발을 위해 홀로그램 프린팅을 활용하고 있다. 리소그래피(식각) 대신 홀로그램 프린팅을 활용해 식각 작업 없이 초정밀 패턴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제안해 연구과제를 수행중이다.

대면적 고종횡비 3D 나노 패터닝 공정 플랫폼이 개발되면 산업계 전반에 걸친 혁신이 예상된다. 종전 2차원 표면에 만들던 구조를 3차원화하고 고종횡비를 적용할 경우 메탈, 세라믹에 국한돼 왔던 원재료를 유기물, 무기물 상관 없이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해질 역시 3차원 구조를 고종횡비로 제어할 경우 강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이 외 태양광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거나 두터운 볼록렌즈를 1~2㎜ 내외의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 가상현실(VR), 대체현실(AR) 기기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진행 디일렉 한주엽 대표
  • 출연 고려대학교 이승우 교수

-대면적 고종횡비 3차원 나노 패터닝 공정 플랫폼 개발. 이번에 진행하는 과제인데 어떤 것인가?

“용어가 조금 어렵다. 하나하나씩 풀어서 보자. 패터닝(Patterning)이라는 건 쉽게 생각하면 반도체 공정과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서 여러 가지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PR)다. 이 포토레지스트를 깔고 노광을 한 다음에 거기에 나노 혹은 마이크로 스케일의 패턴을 만든다. 구조체를 만드는 데 있어 어떤 구조의 유닛 하나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패턴이라고 부른다. 또 마이크로 나노 스케일의 어떤 구조가 반복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패터닝이라고 한다. 3D는 말 그대로 3D다. 1D는 보통 선을 얘기하고 2D는 점이나 스퀘어 같은 주기적 패턴을 얘기하고 3D는 그것들이 적층되어 있는 것을 얘기한다. 다음으로 고종횡비라는 용어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영어로는 Aspect Ratio(종횡비)라고 하는데 어떤 구조물의 가로축 혹은 세로축 크기에 대비한 높이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0nmx100nm의 어떤 사각형 모양의 나노 구조체가 있다면 100나노(nm)가 가로축 혹은 세로축을 뜻하는 크기가 된다. 여기에 높이가 1마이크로미터(µm)라고 하면 1마이크로미터(µm) 나누기 100나노(nm)를 해서 종횡비는 10이 된다. 이렇게 높이 축에 대비한 가로축과 세로축의 비율이라고 보면 되겠다. 근데 보통 종횡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굉장히 다양한 어떤 물성의 향상을 가져올 수가 있다. 그래서 오랜 기간 고종횡비 패터닝을 하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왔다. 이번에 진행하는 과제는 그렇게 고종횡비 3D패터닝 공정을 개발하는 것과 그 공정을 새롭게 응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PR) : 표면에 패턴화된 코팅을 형성하기 위해 포토리소그래피(노광공정), 사진 제판술 등 여러 공정에 사용되는 광반응 물질로 감광성이 있는 수지.

-그러면 대면적 고종횡비 3차원 나노 패터닝 공정이 기존에는 없었나?

“있긴 있었는데 상당히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보통 뉴스에서 접하는 반도체 공정 같은 경우에는 종횡비가 높아야 1 정도였다. 예를 들어서 100nmx100nm의 사각형 나노 패턴을 만든다고 하면 보통 높이를 100나노(nm) 이상으로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는 1도 아니고 대부분 0.5 이하라고 보면 된다. 아주 예외적으로 한 30에서 50 정도의 종횡비를 갖는 패턴 공정을 개발한 경우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리콘 같은 반도체 물질에 메탈 금속으로 되어 있는, 예를 들어 금과 같은 나노닷을 올려놓고 특정 화합물에 넣어놓으면 마치 개미가 땅을 파서 집을 만들 듯이 메탈 나노닷이 실리콘을 파먹어 들어간다. 쭉 파먹어 들어가서 이렇게 높은 패턴을 만드는데 대개 이게 한 50 정도의 종횡비로 제한이 되어 왔다. 또 대면적 공정이 어려웠다. 그리고 이 공정에 쓰이는 케미칼이 굉장히 독성이 강하다. 왜냐하면 금으로 하여금 실리콘을 파먹게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방법 외에는 드라이 에칭 기술 등이 있는데 방금 언급한 것도 실리콘으로 제한되어 있다. 나머지 방법도 메탈 혹은 실리콘, 세라믹 같은 무기물로 제한된다. 그래서 유기물로는 50 이상의 종횡비를 얻는 패터닝 기술이 사실상 힘들었다. 이번에 제안한 것은 대면적에 3차원적으로 100만 정도를 하겠다는 것이다.”

-100만이라는 것이 어떤 걸 얘기하는 것인가?

“종횡비 100만을 얘기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패턴을 그리면 위에서 봤을 때 미로처럼 되지 않나. 그걸 깊게 하겠다는 것인가?

“정확하다.”

-그렇게 하면 물성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뭐가 좋아지는가?

“예를 들어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다양한 효능을 얻어낼 수 있는 소자들을 광전자 소자라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LED, 솔라셀 그리고 태양광을 받아서 물을 분해하는 수분의 전극 같은 것들이다. 광전자 소자는 반도체 혹은 메탈과 같은 전극에서 다양한 화학 반응을 통해 작동된다. 따라서 표면적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좋다. 수분의 전극 같은 경우에도 그 반도체 표면에서 물이 분해되는데 그 반도체와 물 사이에 표면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좋은 거다. 즉 미로의 깊이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옆에 벽의 너비가 넓어지니까 그런 광화학 반응에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이 하나다.

* 광전자 소자 : 광전력을 변화시키는 소자 또는 광출력을 내거나 광출력을 변환시키는 소자.

또 하나는 종횡비가 크게 돼서 상당히 높은 나노 구조체가 형성되면 보통 위아래에 전극을 달아서 전자와 전공을 컬렉션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전자와 전공이 수직 방향으로 굉장히 스트레이트포워드 하게 움직이게 된다. 전자와 전공 입장에서 국도를 다니는 게 아니라 고속도로로 다니게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고종횡비 패턴이 상당히 각광을 받아왔다. 실제로 1990년 후반부터 한 2000년대까지 반도체 혹은 다양한 메탈 세라믹 물질들의 종횡비를 높여서 만들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지금 실제 공정에서는 1 정도밖에 안 된다?

“대개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이 그렇다는 말이다. 굉장히 고도의 기술을 써서 한 30에서 50까지는 만들어 왔다.”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하는 거 아닌가?

“여러 번 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포토레지스트로 회로를 그리는 것보다는 한두 개 공정이 더 들어가긴 하는데 여러 번은 사실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메탈닷을 올려서 파먹게 하면 이런 공정만 추가하면 된다.”

-공정 플랫폼 개발이면 어떤 하나의 기술로는 안 되고 다양한 기술 요소들이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맞다. 예를 들어서 구글 같은 기업이 구글을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플랫폼이라고 하지 않나. 패턴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마이크로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것이고 이것이 완전히 플랫폼화되어 있으면 어떤 응용 기술이든 솔루션이든 능동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영어로 어댑테이션(Adaptation)이라고 한다. 어떤 패터닝 소재, 어떤 구조적인 특징이 필요하다고 하면 여기에 바로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을 플랫폼화라고 이해했다. 그래서 다양한 고종횡비 3D 패턴을 응용해서 요구되는 기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는 그런 패터닝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 대면적 고종횡비 3D 나노 패터닝 공정 플랫폼이 만약에 개발이 된다면 어떤 기업들이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응용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그렇다 보니까 수혜 기업을 특정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 기존의 반도체 공정은 대개 회로를 그리고 2차원 혹은 1차원 표면에 어떤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걸 반대로 얘기하면 표면 특성의 제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종횡비 3D 나노 패터닝의 경우에는 종횡비가 100만에 이르기 때문에 한 밀리미터(mm) 두께의 필름처럼 굉장히 벌크한 물질의 특성을 다 제어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까 기존에는 반도체 메탈 세라믹에 제한되어 왔던 것이 우리 기술을 이용하면 유기물, 무기물에 상관없이 다 적용이 가능하다. 즉 유무기 재료 전체의 벌크 특성을 3차원 고종횡비 패턴을 통해서 응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재료의 혁신 자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고 이로부터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지금 이 기술이 직접 적용된 예를 찾아보면, 최근 AR, VR 글라스가 있다. 오큘러스사(현재는 Meta사)에서 만든 AR, VR 디프를레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최근에는 애플 같은 회사에서도 3차원 고종횡비 패턴을 가지고 광학 렌즈 같은 걸 만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런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의 소자로 쓰일 수가 있다.

우리가 제시한 것은 AR, VR 같은 광학 부품에 쓰이는 것을 응용해서 물리적으로 복제 불가능한 보안 소재, 보안 광학 소재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QR 코드 같이 난수화된 패턴이 현재는 2차원인데 이것을 3차원으로 적층할 수 있다. 그러면 기존의 QR 코드로 가능한 정보화도에 10의 8승배 정도 높은 정보화도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면 사실상 물리적으로 복제 불가능한 광학 소재나 태그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목표하는 응용 중의 하나는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고체 전해질이다. 전고체 전해질은 간단하게 두 가지 중요한 특성을 잡아야 한다. 하나는 양극과 음극의 기계적인 단락을 막아줄 수 있을 정도로 고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3차원 구조를 전체적으로 고종횡비로 제어하기 때문에 이게 가능할 전망이다. 또 하나는 리튬이온의 전도성이 좋아야 하는데 우리 기술을 응용하면 이온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고속도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능하다.

수소를 생산하는 데에도 응용될 수 있다. 물을 분해할 수 있는 전극에 있어서 태양광은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한 300나노 파장 기준으로 해서 후반부터 한 2.5마이크로미터 대역까지 굉장히 넓은 대역의 에너지가 동시에 들어온다. 이 모드를 완벽하게 흡수하면서 거기에서 생산되는 전자와 전공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로부터 수소 생산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그 응용 분야가 매우 넓기 때문에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은 전자 업체, 디스플레이 업체를 비롯하여 IT 업체나 에너지 소재를 다루는 기업이 될 수 있겠다. 결국 기본적으로 소재를 다루는 대부분의 기업에 다 적용이 되리라 생각한다.“

-고종횡비 3차원 나노 패터닝 공정이라고 해서 메모리나 로직 같은 반도체 공정에 적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쪽보다는 오히려 광학이나 에너지 분야 소재로 더 많이 쓸 수 있는 것 같다.

“RFP를 제안한 곳에서 광학이나 에너지 쪽에 더 초점을 맞추었던 것 같다. 실제 반도체 소자도 지금까지 대부분은 종횡비가 낮은 패턴 응용을 많이 해왔는데 시스템 반도체로 가면 종횡비가 높은 패턴이 필요하긴 하다. 그쪽으로도 응용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과제와 관련해서 핵심 방법론을 제시하고 과제를 받았을 텐데 그건 무엇인가?

“홀로그램 프린팅 방법이라는 것을 제안했다. 모든 반도체 공정은 기본적으로 리소그래피(lithography), 우리 말로 식각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패턴화된 빛을 넣어줘서 밝은 부분에서만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다. 그런 다음 화학 반응이 된 곳 혹은 안 된 곳만 선택적으로 씻어내는 것이다. 말 그대로 식각, 깎아낸다는 뜻이다.

그런데 홀로그램 프린팅 방법은 깎아내는 공정이 전혀 없다. 어떤 광경화 가능한 물질이 두껍게 있으면 거기에 홀로그램 빛을 조사하고 그 안에서 어떤 패턴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서 홀로그램 패턴이라는 것은 밝고 어둡고, 밝고 어둡고 하는 패턴이거나 혹은 빛의 편광 상태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구조화된 빛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구조화된 빛을 형성할 때는 포토마스크를 대서 형성한다. 보통 반도체 공정이 그렇게 한다. 그런데 두 개 이상의 빔을 가지고 간섭을 시켜주면 중고등학교 때 0의 이중 간섭 실험을 배웠던 것처럼 빛이 밝고 어둡고, 밝고 어둡고가 반복된다. 거기에서 나타나는 화학 반응의 차이로 패턴을 새기는 것이다. 그래서 과제에서도 홀로그램 프린팅&인코딩이라는 표현을 리소그래피 식각 대신에 썼던 이유다. 그래서 어떤 광경화 가능한 기능성 물질이 있고 여기에 그냥 홀로그램 빔만 한 번 조사해 주면 홀로그램 빛의 패턴에 따라서 화학 반응이 진행돼서 그 안에서 식각 없이 패턴이 형성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유기물 물질의 밀도를 주기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또 혹은 무기물을 같이 섞어주게 되면 유무기 패턴이 반복해서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까 주기적 구조, 패턴, 래티스 혹은 결정 같은 지구상에 알려진 모든 결정을 이런 식으로 형성을 할 수가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홀로그램 프린팅 기반 초심해 3D 패턴 인코딩 기술이라는 것이 기존에는 없었던 기술인가?

“기존에 있던 기술이긴 하다. 예를 들어 지폐에 있는 홀로그램 이미지라든지 또는 치토스 같은 과자에 들어 있는 따조 스티커의 3차원 이미지를 새기는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홀로그램 딱지 태그나 지폐에 들어가는 보안 소재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런 보안 소재나 홀로그램 태그 같은 경우에는 보통 1차원 격차를 통해 홀로그램 이미지를 새기는 데에 비해 우리는 이것을 완전히 3차원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그 점이 첫 번째 다른 점이다. 두 번째로 보통 홀로그램을 새길 때는 여러 빔을 간섭시켜서 새기지만 우리는 하나의 빔만으로 사진 찍듯이 패턴을 새긴다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지폐에 새겨진 홀로그램 태그를 보면 구부러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유무기 물질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보통 반도체 공정으로 패턴을 만들 때는 딱딱한 실리콘 웨이퍼에 패턴을 새기기 때문에 구부릴 수 없다.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을 이용하면 초심해의 고종횡비 패턴을 유무기 물질의 제한 없이 새길 수 있다. 딱딱한 기판뿐만 아니라 구부릴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기판, 더 나아가 늘릴 수 있는 기판에도 새길 수 있는 완전 새로운 방법이다. 기존에 제한되어 있던 재료를 우리가 확장시킨 것이다.”

-이 과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1단계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0cmx10cm의 종횡비가 50 이상인 나노 패턴 시제품을 제작해야 하는데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도전적 과제인 것이 맞다. 기존의 고종횡비 패터닝 기술이 1차원 혹은 2차원에만 머물러 있었고 종횡비 50 이상이 거의 달성이 안 됐다. 그런데 이번 과제는 종횡비가 100만이니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3D 패터닝이라고 보면 된다. 아주 도전적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구체적이고 정확한 솔루션을 갖고 있다. 과제의 목표 자체는 굉장히 높지만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는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Feasibility)이 높지 않나 생각한다.”

-종횡비가 높은 3D 나노 패터닝 기술이 들어가면 광학적으로도 우수하다고 했는데 왜 그런 것인가?

“예를 들어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생각해 보면 기존에 인류가 가장 널리 쉽게 이용했던 것이 바로 안경이다. 안경 렌즈의 구경을 크게 하면 크게 할수록 빛을 더 가까이 더 세게 모을 수 있지 않나? 그 얘기는 렌즈의 볼록한 정도를 더 크게 하면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빛의 관점에서는 마주할 수 있는 물질의 부피가 커지면 커질수록, 두꺼워지면 두꺼워질수록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빛을 제어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빛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전자기와 자기장의 파동이다. 그런데 파동은 파동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주기적인 패턴이 있다는 것은 빛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주기성이 반복 되는 물질의 파가 있다는 거다. 빛이라는 파동이 물질이라는 파동을 만나면 경로가 바뀌는 등의 다양한 특성이 나온다. 벌크의 어떤 두꺼운 물질 안의 파동을 잘 제어하는 것이 바로 3D 패턴이다. 3D 패턴이 두껍게 잘 형성되어 빛의 입장에서 물질의 파동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제어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재를 이용하면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볼록한 렌즈를 한 1~2mm 두께의 평평한 렌즈로 만들 수 있다. 볼록하게 만들어서 얻어낼 수 있는 빛의 초점 제어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말이다.

지금 오큘러스사에서 나온 제품은 두꺼운 디스플레이를 써야 하지 않나? 그러면 한두 시간 쓰면 굉장히 피로해진다. 무겁고 커서 쓸 수가 없다. 지금은 일단 시판되어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 TV를 대체할 디스플레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AR, VR 디스플레이를 안경 정도의 두께, 부피, 무게로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이 굳이 TV를 볼까 싶다. 그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고종횡비 3차원 패터닝 공정에 대한 연구가 안 되고 있나?

“연구가 조금 됐었다. 한 50 정도의 종횡비 패턴은 사실 일반적으로 널리 쓰였던 반도체 공정을 약간 응용해서 됐던 기술이다. 홀로그램을 새기는 것은 넓게 보면 한 110년 역사를 갖고 있다.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부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았나. 1800년 후반부터 사진 필름으로 쓰이기 전에 그 재료들이 원래 홀로그램을 새기는 데 쓰여 왔다. 크게 보면 한 110~12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그동안 홀로그램 이미지를 새기는 데만 써왔던 거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처럼 100만 이상의 초 고종횡비의 3D 패터닝 기술로 일반화시킬 생각을 못했다. 예전에 석학들이 발견했던 그 원리를 이제 반도체 공정에 새롭게 응용하려는 시도로 보면 되겠다.”

정리_명진규 총괄 에디터 aeon@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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