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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정통부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릴레이 인터뷰
  • 고주파 필터용 6인치급 LiTaO3 단결정 성정 및 이종접합 기술 개발 총괄
  • 최종 목표가 국내에서 소재 부품 개발까지 하는 것

《편집자 주》 디일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주요 개발 과제 책임자와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을 나노 기술과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표적인 연구·개발(R&D) 활동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디일렉은 연구 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해당 기술이 왜 필요하지, 왜 개발하기 어려운지, 그리고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통신 기능을 활용하는 모바일 기기는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다. 특정 주파수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인접해 있는 불필요한 주파수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무선주파수(RF) 필터류 제품이다. 국내에선 와이솔, 웨이퍼펩, 쏘닉스 같은 기업이 이런 RF 필터류 제품군을 생산해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시스템 기업에 공급한다. 이들 부품 기업은 일본 등 해외 기업으로부터 필터류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를 구매해왔다.

김선훈 한국광기술원 광학렌즈소재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정부 과제 개발을 통해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왔던 필터류에 활용되는 선진 대구경 웨이퍼를 국산화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이번에 개발과제 받은 것이 고주파 필터용 6인치급 LiTaO3, 리튬 탄탈레이트(Lithium Tantalate) 단결정 성장 및 이종접합 기술개발이다.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RF 필터를 만드는 핵심 소재인 것으로 보인다. 필터가 모바일 기기에 왜 필요한가?

A. “모바일 기기는 통신 부품이나 IoT 같은 것과도 전부 다 통신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사용하게 된다. 주파수는 여러 대역대가 있는데 특정 주파수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또는 인접한 주파수를 제거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부품이 필요이다. 이게 바로 RF, 고주파 필터 부품이다.”

Q.스마트폰 같은 데 많이 들어가나?

A. “스마트폰의 경우 30개 이상 RF 필터 부품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Q. RF 필터는 주로 누가 만드나?

A. “국내에선 와이솔이나 웨이퍼펩, 쏘닉스 이런 곳이 만든다. 이 회사들이 웨이퍼를 받아와서 필터류를 만드는 공정을 진행한다.”

Q. 웨이퍼는 누가 만드나?

A. “현재 전량 수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일본 신에츠다. 일본 NGK나 프랑스 소이텍 같은 회사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Q. 스마트폰에 30개씩 들어가는 RF 필터류의 기초 소재는 다 일본, 프랑스 이런 쪽에서 수입해오는 것인가?

A. “그렇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도 이 소재 제품을 많이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0년 전부터 했었는데 아무래도 선진 기업에는 기술에 밀렸고 중국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못 따라갔던 것 같다.”

Q. 웨이퍼 재료가 리튬 탄탈레이트인데, 어떻게 만드나?

A. “학교에서 소금 같은 걸 키워봤을 거다. 소금물에 소금 덩어리를 하나 넣으면 소금이 점점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리튬 탄탈레이트 원소재를 전기로 녹여서 물처럼 만들고, 여기에 시드라고 하는 원소재를 담근 다음 서서히 회전시켜서 끓이면 웨이퍼 잉곳(Ingot)이 된다. 이것을 두께 200µm 내외로 얇게 자른 다음에 표면을 매우 거칠지 않게 가공하면 된다.”

Q. 원래 RF 필터는 리튬 탄탈레이트를 썼나?

A. “리튬 탄탈레이트도 있고, SOI 웨이퍼라든가 리튬나이오베이트 같은 다른 소재도 있다.”

Q. 리튬 탄탈레이트가 가장 많이 쓰이나?

A. “그렇다고 볼 수 있다.”

Q. 어려운 연구인가? 무엇이 어렵나?

A. “아무래도 소재 산업 같은 경우에는 어떤 것들을 개발하기 시작한다고 해서 한 번에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인력이 장기간 붙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거쳐 공정 조건을 잡고, 그 다음에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소재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되는 게 아니라 나중에 부품으로 만들었을 때 특성이 정확하게 나올 수 있는 조건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피드백 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또 우리가 웨이퍼를 개발한 다음에 부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수요 기업에서 웨이퍼를 가져다가 직접 필터를 만들어서 성능이 나오는지까지 검증해야 한다.”

Q. 아까 잉곳 만든 과정에 대해서 잠깐 설명했는데 거기서부터 어려운 과정들이 있나?

A. “리튬 탄탈레이트는 리튬과 탄탈럼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물질들이 원래는 산화물 형태로 돼 있다. 그런데 이들을 단순히 섞어서 녹인 다음에 식히면 단결정이 되는 게 아니다. 대부분 식히면 다결정이 된다. 앞에서 얘기한 소금처럼 전체가 균일한 형태의 격자 구조를 갖는 단결정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다.”

Q. 잉곳을 만들 때 다결정으로 만들면 안 되고, 단결정으로 만드는 게 어렵다. 이런 부분도 과거에 연구를 했을 텐데 어디서 했는가?

A. “대표적인 기업이 일진다이아몬드인데, 이 회사가 몇몇 대학이나 연구소와 같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뉴스나 이런 데서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잘 안 된 건가?

A. “좀 오래 됐기도 했고 그때는 아무래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자료도 찾아볼 수는 있는데 다행히도 우리 컨소시엄 내에 그때부터 해온 기업이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Q. 컨소시엄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A. “이 과제를 통해서 중점으로 연구하는 분야가 세 가지다. 하나가 단결정 잉곳을 성장하는 것, 그 다음에 이것을 결정 방향에 맞게 얇게 웨이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웨이퍼를 바로 RF 필터 부품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반도체 공정과 비슷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공정의 편리성, 용이성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열에 의해 특성이 굉장히 많이 바뀌기 때문에 열에 좀 둔감한 실리콘과 같은 웨이퍼를 같이 접합해 만들게 되는데 이게 바로 이종접합이다. 이렇게 세 가지의 중점기술을 연구하는데 단결정 잉곳 성장은 한국광기술원에서 주도적으로 한다. 웨이퍼 제작, 가공 같은 경우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하고 웨이퍼 이종접합은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맡아서 한다. 연구소가 이렇게 분야별로 중점하고, 오랫동안 결정 성장에 대한 이력을 가진, 국내에서는 탑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회사 악셀이 참여한다.”

Q. 악셀이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다른 컨소시엄 멤버는 어디인가?

A. “악셀은 단결정 전문기업이다. 그리고 소재 전문기업으로 옵토네스트가 참여하고 있고 이번 연구를 후방 지원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동아대학교 등의 대학도 참여하고 있다.”

Q. 이번 연구 과제가 6인치 웨이퍼다. 기존에는 다 6인치보다 작았나?

A. “현재 제품으로 양산돼 판매되고 있는 주류가 4인치다. 일본 같은 데에서도 6인치 제품은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4인치보다 6인치로 하면 아무래도 한 번의 공정에 더 많은 소자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올라간다.”

Q. 잉곳 만드는 원통형 도가니의 지름을 키워서 하면 더 어려운 것인가?

A. “당연하다. 일단 도가니 자체도 6인치에 맞게 규모가 커져야 하고, 커지는 만큼 성장하는 과정에 온도 프로파일 같은 것도 또 다시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Q. 리튬과 탄탈럼을 섞어 넣고 열을 가해 그 안에서 굳게 만들 때 균일한 형태의 격자 구조를 갖는 단결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A. “일단 먼저 정확하게 온도를 제어해야 하고, 시드(Seed)의 품질도 좋아야 한다.”

Q. 시드는 어떤 걸 말하는 것인가?

A. “조그만 단결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을 집어넣으면 이 시드의 격자에 맞춰서 점점 커지게 되는 것이다.”

Q. 시드의 성분은 무엇인가?

A. “똑같이 리튬 탄탈레이트 단결정이다. 조그만 단결정이다. 그것을 넣고 서서히 회전시키면서 위로 끌어올리고 온도는 거기에 맞춰서 서서히 줄이면서 제어해야 단결정이 성장해서 나오게 된다.”

Q. 도자기 빚듯이 해야 하는 거 같다.

A. “단결정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보석 같은 것이다. 보석이 다 단결정이다.”

Q. 도가니를 6인치짜리로 한다고 했는데 높이는 어느 정도인가?

A. “높이는 대략 30cm 정도다”

Q. 시드를 넣고 몇 시간 정도 걸려야 잉곳화가 되나?

A. “4인치 급으로 잉곳을 성장하는 경우 준비 시간부터 나중에 잉곳을 꺼내는 데까지 최소 일주일이 걸린다.”

Q. 그러면 단결정화가 제대로 됐는지 봐야 할 텐데 다 잘라서 봐야 하나?

A. “그렇다. 분석을 해야 한다.”

Q. 몇 장 자르고 검사했을 때 괜찮았는데 중간쯤 불량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A.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다. 단결정 잉곳을 성장하게 되면 각 부분에서 다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해서 편차가 나지 않게 모두 다 원하는 결정 구조를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Q. 그러면 재료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불 온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식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니까 중간에 결함이 좀 있더라, 마지막에 결함이 있더라, 아니면 첫 번째 결함이 있더라 등등을 여러 실험을 해보고 안 되면 또다시 집어넣고 하는 과정을 거치는가?

A. “그걸 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먼저 한다.”

Q. 4인치도 어려운데 6인치로 바로 하는 것인가?

A. “지금 트렌드가 전부 다 6인치로 가는 상황이다. 이전에 했던 것에만 안주할 수는 없는 것이고 업그레이드해야 하니까 6인치까지 하는 것이다. 그래서 1단계로 3년 정도는 4인치 쪽에 다시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리튬 탄탈레이트 소재 분야에서 단절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시 재정립하고 그 다음 단계로 6인치까지 확장하는 방향으로 간다.”

Q. RF 필터용 6인치급 리튬 탄탈레이트 단결정 성장의 이종접합 기술개발. 이게 5년간 하는 거고 만약 잘 된다고 하면 국산화할 수 있는 것인가?

A. “최종 목표가 리튬 탄탈레이트 잉곳 소재에서부터 이종접합 웨이퍼, 그리고 최종적으로 국내 수요 기업의 검증을 거쳐서 소재 부품 개발까지 하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는 시스템까지도 가겠지만…”

Q. 국내 수요 기업이라는 건 아까 언급된 와이솔이라든지 그런 회사들이 직접 수요 기업이 될 테고, 최종 수요 기업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같은 곳인가?

A. “그렇다. 최종적으로는 그쪽에 들어가는 것이다. 다음 단계라 보면 되겠다.”

Q. 그럼 와이솔이라든지 1차 필터 제품류, 즉 웨이퍼를 구매하는 회사들은 일본이나 프랑스 이런 쪽에서 가져와서 했을 텐데 웨이퍼 위에 이종접합 돼 있는 상태의 것을 가져와서 거기서 가공했던 것인가?

A. “대부분 그냥 웨이퍼 상태에서 하고 있고, 접합된 웨이퍼도 일부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RF 필터 쪽 시장 규모는 어떤가? 굉장히 커 나갈 거라고 보는가?

A. “RF 필터는 세계 시장에서 연평균 7% 정도 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2024년 34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4조원 정도다. 다른 시스템이나 그런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그렇게 금액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작은 부품이기 때문에 그렇지, 나중에 시스템에 장착되거나 모듈에 장착되면 20~30배에 해당하는 부품 시장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Q. 5G가 주역이고, 물론 대역폭이 밀리미터파 대역은 한국에서 상용화가 안 돼 있긴 한데, 통신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필터류도 개수가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인가?

A. “그렇다. 여러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걸러줘야 하는 주파수도 많아지는 것이다.”

Q. 이종접합 기술도 어려운가?

A. “당연하다. 왜냐하면 쉽게 말해서 어떤 두 물질에 열을 가해서 붙이면 이 두 물질의 열평창계수가 다르기 때문에 접합이 잘 안될 수도 있고.”

Q. 무엇으로 붙이나? 열로 붙이는 것인가?

A. “첫 번째로는 열로 붙이는 방법이 있고, 물질 사이에 바인드(접착성 있는 물질) 같은 것을 넣어서 붙이는 방법도 있다. 또 웨이퍼 사이에 일종의 플라즈마라고 하는 에너지를 주면 표면 에너지가 굉장히 높아지는데 이 상태에서 두 개를 접합하는 다이렉트 본딩 방식이 있다.”

Q. 주로 실리콘 위에 붙이는 것인가? 그리고 열평창계수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는데?

A. “리튬 탄탈레이트와 실리콘을 주로 접합하게 되는데 이 둘의 열평창계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열에 따라서 변형이 올 수 있고 그래서 붙이는 것도 어렵다. 또 붙이고 난 다음에도 휘는 등의 특성도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제어하는 것 또한 어렵다.”

Q. 중국도 굉장히 많은 연구개발을 하고 있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나?

A. “이미 양산하고 있고 정확하게 수치상으로는 말하기 쉽지 않은데 제품 특성으로는 웨이퍼 상태에서 거의 80~90% 정도까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종접합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데이터를 받은 것이 없다.”

Q. 중국도 원천 소재 기술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는 것 같다.

A. “기초 원료가 중국 쪽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고 양산에 성공하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서 생산 라인을 굉장히 많이 구축할 수 있다. 가격 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글_한주엽 디일렉 기자 powerusr@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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